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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

게임 기획자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

by 아수랑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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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희곡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스타일, 줄거리, 인물, 배경. 주제]

이 5가지 요소들은 지난 2천년 동안 연극, 오페라, 소설, 영화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또한 게임도 이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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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효과

컴퓨터 게임이 희곡(Drama)과 비슷한 형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게임은 상호작용(Interactive)하기 때문에 희곡에 적용되던 전통적인 분석으로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을까?

물론 게임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플레이어가 조종한다.

하지만 인터랙티브한 게임은 보다 전통적인 예술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서사시 일리아드를 읽는 독자는 시를 읽으면서 자기자신만의 이야기 구조를 만들게 된다
심지어 퍼즐게임인 테트리스에서조차도 어떤 의미에서의 스토리가 있으며, 따라서 희곡의 구조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게임은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즐거움의 대부분은 극적인 이야기 구조에서부터 나온다.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흐름에 조금 더 많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게임은 연극과 같은 다른 예술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희곡을 짜는 기본적인 규칙이 게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는 모두 인간의 사고에서 파생되는 미학적인 법칙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희곡의 요소가 게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스타일

장르란 무척 넓은 개념이다.

예를 들어 문학에서 '판타지'는 하나의 장르이다.

그 장르 안에서 반지전쟁(The Lord of the Rings)과 비슷한 수많은 소설은 한가지 양식의 변종일 뿐이지 새로운 하나의 장르로 구별해 말하지 않는다.

게임도 비슷하다.

장르는 게임디자이너가 의도한 게임의 목적을 통해 구별된다.

즉,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게임, 빠른 두뇌회전을 요구하는 게임,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줘서 감동을 주려는 게임...

이런 식이다. 게임에서의 엄밀한 장르분류가 어렵다고 해도 크게 다음과 같은 장르로 나누어볼 수 있다.

 

  • 액션(action) - 순발력있게 버튼 두들기기
  • 어드벤처(adventure) - 스토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
  • 전략(strategy) - 의미있는 의사결정들
  • 시뮬레이션(simulation)- 최적화 연습
  • 퍼즐(puzzle) - 냉철한 분석적인 사고
  • 완구(toys) -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소프트웨어
  • 교육용(educational) -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며, 또한 이 중에서 몇 가지는 서로 뒤섞일 수도 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도 여러 장르가 혼합될 수 있다.
게임에 있어서 스타일은 곧 게임이 '연출되는 방식' 이 라고 볼 수 있다.

가령 듀크 누켐(Duke Nukem)과 툼 레이더(Tomb Raider)는 모두 액션-어 드벤처 게임이지만 명백한 스타일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는 두 게임을 서로 다른 장르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RPG를 독자적인 장르라고 보지 않는다.

모든 RPG는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and Dragons)에서 빌어온 소재를 액션 어드벤처 게임 형식으로 바꾸고, 거기에 환상세계의 경험이라는 시뮬레이션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물론 플레이어가 상상의 세계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모든 게임의 공통적인 목표일 것 이다. 

하지만 RPG에서는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상상의 세계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드래곤의 알을 금화 몇 개와 교환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세세한 것들까지도 설정하지는 않는다.


줄거리

그림 판당고의 스토리는 일방통행식이며 모든 난관에는 오직 한가지의 해결책만이 있다.

물론 그래픽, 음악과 스토리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이 3가지는 모두 수준급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약간의 퍼즐 풀기가 가미된 영화나 다름없다.

새로운 퍼즐을 풀 때마다 조금 더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는 것 뿐이다.
역자 노트
어드벤처 게임 북 줄거리 중간중간의 분기점에서 독자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며 읽는 이야기책. 미국 어린이들에게는 꽤 일반적인 형태이다. 이 책의 저자중 한명인 데이브 모리스Dave Morris는 베스트셀러 어드벤처 게임 북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물론 인터랙티브 영화(Interactive Fiction)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것을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더군다나 위의 예시들은 상호작용(Interactive) 측면에서 본다고 해도 그렇게 바람직하지도 않다.

모든 게임에는 줄거리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플레이어 자신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게임 속 줄거리의 작가는 게임 디자이너가 아니라 플레이어이다.

게임이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는 모든 게임에 적용된다.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에게 재미있었던 경험담을 들려달라고 하면, 그는 아마도 일꾼을 미끼로 보낸 틈을 타서 몰래 부대를 잠입시켜서 상대의 중요한 거점을 빼앗은 이야기를 해 줄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게임이 추구하는 스토리이다.

게임을 하면서 겪은 모험담을 서로 이야기하는 것은 석기시대 사냥꾼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서로의 무용담을 들려주던 것이나 호메로스가 트로이의 전쟁에 관한 서사시를 들려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게임에는 배경스토리, 즉 게임의 무대가 되는 세계에 대한 설정과 사건들 또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획자가 명심해야 할 점은 플레이어는 다른 데에 시간 뺏기지 않고 곧바로 게임 플레이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들은 장황한 동영상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고 싶어서 게임을 실행한 것이다.

그러므로 스토리에 관한 한 게임 기획자는 자존심을 버려야만 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다. 

플레이어가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 게임 속 세계에 익숙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잘 만들어진 게임은 처음 시작에 배경이나 사건에 대한 설명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예를 들어 '하프 라이프'에서 주인공은 새로운 직장의 첫 출근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것과 잘 맞아떨어진다.

'엑스타티카'의 도입부 역시 매우 간단명료하다. 주인공 앞에는 동화 분위기의 마을이 펼쳐져 있고, 뒤쪽에서는 방금 건너온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이 순간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의 도입부가 별로 참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게임플레이만 충분히 독창적이면, 배경설정은 다소 소홀해도 크게 상관없다


인물

개성있는 캐릭터가 들어간 게임을 선호하기는 게임 기획자나 사업부나 마찬가지다.

사업부의 입장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는 곧 상품이다.

일단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라는 캐릭터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후에는 그녀가 게임에서 등장했다는 점은 별로 중요 하지 않게 되며, 마케팅 부서가 마음껏 상품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기획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캐릭터 즉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인물은 스토리에 깊이를 더해준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주인공 뿐 아니라 주변인물(NPC: None Playable Character)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시티'와 같은 게임에는 등장인물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게임의 캐릭터는 곧 플레이어 자신이며, 그가 맡은 역할은 도시를 지배하는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이다. 이때의 캐릭터는 게임 기획자의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플레이어 마음대로의 인물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 역시 틀린 생각이다.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는 여러 옵션들이 곧 그 캐릭터의 개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퓰러스'와 같은 게임에서 신은 결코 온화하고 인자한 인물이 아니다!


배경

머리 속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울창한 숲을 떠올려보자. '엘든 링'의 음침한 지하동굴을 기억해보자.

누가 그 안에서 살까? 어떻게 살아갈까?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식의 궁금증을 들게 했다면 그 게임은 그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테트리스'와 같은 퍼즐 게임에도 배경이 있을까? 그렇다.

논리적인 법칙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우주, 즉 순수한 이성적 사고의 세계가 존재한다.


주제

희곡에서의 주제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철학적인 이상을 말한다.

즉 작품이 독자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사랑이 증오를 이길 수 있을까?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꿈과 현실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일까?


계속 강조하지만 게임 줄거리를 쓰는 사람은 게임 기획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다.

레벨 디자인을 잘하면 플레이어가 재미있게 게임을 하면서도 게임 기획자가 원하는 주제에 접근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에 맞춰 생각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플레이어에게 기획자의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임에 주제를 부여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등장하는 세 가지 종족의 특성과 각각의 스토리는 특정한 주제를 암시하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혹자는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을 프로이드 심리학에 맞춰 해석하기도 하는데,

테란은 자아(ego), 프로토스는 초자아(超自我;superego), 그리고 저그는 원아(原我;id)를 상징한다는 견해이다.

이런 주제가 플레이어에게 보이지 않아도 상관없다. 

게임 기획자가 의도했던 주제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플레이어가 선택한 종족에 대한 느낌과 태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게임 자체에 대한 플레이어의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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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문서

이제 만들려고 하는 게임이 조금씩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실현가능한 계획인지에 대해서 파악하려면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는 수밖에 없다.

게임에 대한 기초 발상을 테스트하기 위한 가장 첫 단계는 그동안 했던 생각을 문서에 적어서 정리하는 일이다.

이 작업을 시작하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멀티플레이 부분에 대해 고려해보지 않았다던가, 인터페이스가 아주 복잡해질 수도 있는 등의 문제들이 튀어나온다.

글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이런 식의 허점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게 된다.

일단 '개요문서'를 완성시키면, 그 게임을 과연 만들어볼만 한지, 아니면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개요문서’를 쓸 때에는 가지고 있던 모든 멋진 아이디어를 무작정 적어 내려가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이 단계에서는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 단계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정리하는 것은 스스로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프로그래머는 나무를 보느라고 숲을 보지 못하고, 기획자는 숲을 보느라 나무를 보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게임디자이너는 부분보다는 전체에 초점을 맞 춰야 한다.


'개요문서'에는 어떤 항목들이 들어가야 할까? 

개요문서는 창조성이 많이 요구되는 문서이기 때문에 정해진 항목에 따라 정리하는 식은 별로 적절하지 않다.

창의성은 설명서에 나오는 순서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다.

차라리 자신의 직감을 믿고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개요문서에서 강조하고 싶은 항목들이 바로 자신의 게임을 독특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시점에서 기술적인 세부 사항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은 세부기획서를 쓰는 단계에서 잡아나가면 된다.

 

분석

개요문서가 완성되었다면 이제 당신의 사랑스러운 게임 컨셉을 냉철하고 비판적인 안목으로 살펴보자. 

그것을 완전히 해체한 후에 오목조목 따지고 들어보자. 

다음의 질문들은 게임의 컨셉을 분석하는 과정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게임의 컨셉은 무엇인가?
  • 게임의 장르는 무엇인가?
  • 이 게임 컨셉과 가장 비슷한 기존 게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 기존의 게임과 이 게임이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
  • 기존의 게임과 이 게임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 왜 그런 요소들을 게임에 넣었는가?

 

평가

지금 만들려고 하는 게임이 다른 게임과 충분히 차별화되었는지 검토해 보자.

자신의 게임의 제품특징 (unique selling points; USP)을 목록으로 작성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독창적인 게임요소라고 해서 그것이 상품의 강조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강조 요소 목록을 충분히 점검해 보아야 한다.


각 게임 요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 이 게임요소는 재미있을까?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 이 요소가 전체 게임플레이에 재미를 더해줄까?
  • 왜 다른 게임들은 이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가? 
  • 우리 회사의 제작팀이 이런 요소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 플레이어에 의해 조작가능한 요소일까?

 

정당화

보통 개요문서를 완성한 다음에는 이런 컨셉을 이 게임을 시장에 내놓을 사업부와 이 게임을 만들 개발팀에게 설명하는 일을 해야 한다.

양쪽 모두에게 당신의 컨셉을 납득시켜야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미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과정을 거쳤겠지만, 개발팀의 혹독한 비판을 들을 각오를 해야만 할 것이다.

아이디어를 잘 설명하고 설득시킬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과학적 방법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이론을 제시하고 누군가 그것이 틀렸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감정적인 대처는 금물이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비판받기는 싫겠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다른 팀원들이 그 일을 하도록 만들지도 못한다.

또한 이 시점에서 이미 개발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팀원들을 불러모아서 스스로 쓴 개요문서를 가지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아이디어를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테스트해 보는 개발의 첫 단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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