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었던 시기, despelote는 에콰도르의 분위기와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관련 분야: 게임 기획, 아트, 오디오, 인터뷰
작성자: Joel Couture, Contributor
작성일: 2025년 3월 25일
despelote는 축구 열기에 휩싸인 여덟 살짜리 아이가 되어 에콰도르 키토의 거리 곳곳을 탐험하고, 공을 차며 사람들과 장소를 상호작용하는 게임입니다.
Game Developer는 IGF 여러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의 리드 개발자, 훌리안 코르데로(Julián Cordero)를 만나, 스포츠 자체보다 스포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주목한 게임 디자인, 그리고 2001년 에콰도르의 분위기를 게임으로 어떻게 재현했는지, 또한 플레이어가 마치 실제로 거리를 공으로 누비는 듯한 경험을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본인 소개와 despelote에서 맡으신 역할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훌리안 코르데로입니다. despelote의 리드 개발자이자 디자이너입니다. 함께한 팀원으로는 아트와 음악을 담당한 세바스티안 발부에나(Sebastián Valbuena), 프로덕션을 도운 게이브 쿠질로(Gabe Cuzzillo), 그리고 사운드 디자인을 맡은 이안 버먼(Ian Berman)이 있습니다.
Q. 게임 제작 배경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NYU 게임센터(Game Center)에서 게임 디자인을 전공했고, 학생 시절에 여러 게임들을 만들었습니다. despelote는 사실 6년 전 제 졸업작품이었습니다. 이후 운 좋게도 다양한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계속 개발해 올 수 있었습니다.
Q. despelote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에콰도르에서는 축구 문화가 정말 크고, 저도 어릴 때 정말 많이 축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뉴욕으로 이주한 뒤에는 축구도 잘 안 하고, 관심도 줄었더라고요.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제 삶에서 축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됐고, 그걸 게임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FIFA 같은 대형 스포츠 게임들을 즐겼지만, 그런 게임 속 축구는 제가 자라며 겪은 축구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제가 했던 축구는 동네 거리나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던 축구였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축구라는 스포츠 그 자체보다, 그 스포츠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과 주변 이야기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Q. 개발에 사용된 도구는 어떤 것들인가요?
Unity, Fmod, 3D 스캐닝을 위한 Scaniverse와 Polycam, Blender, Ableton, 그리고 Photoshop을 사용했습니다.
Q. 여덟 살짜리 아이가 이끌릴 만한 장난과 이야기가 가득한 세계를 설계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나요?
이 게임은 에콰도르의 최근 역사 중 아주 특별한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1년, 에콰도르는 큰 경제 위기를 겪은 직후였고, 사람들은 처음으로 월드컵 진출을 눈앞에 둔 국가대표 축구팀에게 큰 희망을 걸고 있었죠. 이 시기는 제 유년 시절의 아주 흐릿한 기억 중 일부인데요, 그 중 많은 부분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게임의 세계를 설계할 때, 저희는 한 사람의 시각이 아닌 다양한 시선을 담고자 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게임 내 모든 대사를 즉흥적으로 연기해 주었고, 우리는 간단한 상황 설정만 알려준 뒤, “지금은 2001년이다”라고 말하고 각자의 기억을 바탕으로 연기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물은 매번 놀라웠고, 이를 게임 속에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것이 하나의 재미있는 디자인 도전이 되었습니다.
Q. 모든 대사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즉흥 대사로 구성하셨는데, 그 덕분에 어떤 재미가 생겼나요?
제가 직접 대사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관찰자가 되어 그 순간들을 지켜보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여덟 살 어린이처럼 행동하며 그 상황들을 장난스럽게 바라보는 상상을 할 수 있었죠.
예를 들어,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던 한 커플은 실제 연인 사이였고, 그들의 관계에서 가져온 대화를 담았습니다. 그런 커플이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있다면, 여덟 살 아이로서 그걸 공으로 맞춰보고 싶은 장난기… 그리고 그 이후 벌어지는 말다툼이 혹시 진짜 감정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죠.
Q. 축구공을 차는 감각이 꽤 만족스러운데요. 공을 차고 드리블하는 기믹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특히 1인칭 시점에서요.
어릴 적 제가 가지고 놀던 공들을 기억합니다. 공 하나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것을 오래 다루면 정말 친숙해지거든요. 축구공은 아주 단순한 물건이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도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물리감'이었습니다. 마법처럼 공이 항상 앞에 있도록 하는 건 피하고,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공은 플레이어의 발치에서 튕기고, 완전한 통제는 어렵지만 방향을 유도할 수는 있습니다.
1인칭 시점은 플레이어가 공과 더 직접적인 연결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공이 항상 시야 전면에 있기 때문에 그 뒤로 배경 소리와 대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게 해 줍니다.
Q. despelote는 사진 기반의 사실적 스타일과 손으로 그린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혼합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각적 조합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1년 에콰도르라는 세계와 어떻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요?
세바스티안은 이와 같은 미적 스타일을 몇 년 전부터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의 2D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지만, 그는 이전까지 3D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었죠. 그래서 그가 가진 스타일을 1인칭 탐험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실험을 시작해 보니, 흑백 손그림 요소와 시끄럽고 입체감 있는 배경이 대비를 이루며 플레이어에게 직관적인 시각 언어를 제공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 대비를 유지하기로 했고, 두 스타일 사이에서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사용하신 이유는 무엇이었고, 이 방식이 게임과 플레이어의 경험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셨나요?
우리가 대사를 현실에서 가져오듯이, 게임의 환경도 현실에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지도 디자인은 키토의 실제 장소를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현실 세계의 자산들을 도입함으로써 게임의 배경을 보다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사진과 3D 스캔을 사용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 텍스처들엔 이미 수많은 개성과 정서가 담겨 있어서, 환경을 보다 거칠고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들 수 있었죠.
게임은 종종 현실 세계의 재현을 피하려 합니다. 현실을 구현하는 것이 판타지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고, 게임은 그것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완벽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Q. despelote는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소리로도 현실감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왜 현장의 소리를 직접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장소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일수록, 그곳에 가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도 더 공감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리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어떤 소리는 우리도 모르게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뉴욕에 살고 있지만, 이안이 녹음한 특정한 새소리를 들으면 어릴 적 키토에서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키토의 소리’를 담아내고자 했고, 이안은 모든 사운드를 훌륭하게 녹음하고 믹싱해 주었습니다.
* 원문: https://www.gamedeveloper.com/design/exploring-quito-ecuador-and-soccer-fever-in-despelote
* 게임 사이트: https://despelote.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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